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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레지오 훈화》

+ 백번을 부활해도 +

 

   부활은 하느님의 승리입니다. 십자가가 인간이 저지른 죄의 결과에 하느님께서 동참하신 것이라면, 부활은 죄와 증오에 대한 하느님의 승리입니다. 예수님의 양손에 드러난 못 자국과 창에 찔린 옆구리는 우리에 대한 그분의 사랑을 말해 줍니다. 우리가 마땅히 받아야 할 형벌을 대신 받으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살아가면서 입은 상처를 계속 끌어안고 살 이유가 없습니다. 바로 그 상처를 없애기 위해 예수님께서 오셨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과거를 부둥켜안고 살기보다는 미래를 향하여 살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이 미래를 희망한다는 것은 부활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가 백번을 부활해도 내가 부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말을 누군가 하였습니다. 나의 부활이 없다면 그리스도의 부활도 헛된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이 나의 부활을 가져오지 못한다면 경탄할 필요도, 찬미할 필요도 없습니다. 따라서 내가 부활해야 합니다. 부활은 새로운 탄생, 새로운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입니다. 내가 변화된 삶의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부활하는 것입니다.

   사도 토마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뵈었다는 동료들의 말을 받아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주님이 몸소 나타나셔서 못 자국을 만져 보고 옆구리에 보라고 하셨을 때 “저의 주님, 저의하느님!” 하면서 믿음을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주님, 다른 이의 하느님이 아니라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으로 고백하게 된 것입니다. 토마의 의심이 우리의 의심이었듯이, 토마의 고백 속에 우리의 신앙 고백이 살아 있기를 희망합니다.

   “죽음이 한 사람을 통하여 왔으므로 부활도 한 사람을 통하여 온 것입니다.”(1고린 15,21) 아담이 죄를 범하여 온 인류가 죽게 되었듯이, 그리스도께서 그 죄를 이기고 부활하심으로써 전 인류가 부활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과거의 속박에 머물게 하는 두려움과 나태함을 털어 버리고 다시 태어남으로써 부활을 증거해야 겠습니다. 참으로 내가 다시 태어나지 않고 부활을 찬미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상처받은 마음, 닫혀 있는 마음, 굳어진 마음,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이기적인 마음등을 살펴 새롭게 희생시키는 부활의 나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주임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