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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농민 주일 담화
농촌과 도시가 함께 만들어 가는 생명 공동체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1994년에 시작된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을 교회 전체가 더욱 책임 있게 수행하고자 1996년에 설정된 ‘농민 주일’이 올해로 스물아홉 번째를 맞이하였습니다. 농민 주일이 농사와 농민의 삶에 대한 관심과 인식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였다는 평가와 함께 농민 주일의 참된 의미를 되돌아봅니다. 

 

우리 농촌은 전통적으로 곡물 중심의 식량 작물을 재배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자유 무역 협정(FTA)으로 점차 특용 작물 재배가 늘면서 농업은 변화하였습니다.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농촌의 삶은 더 어려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농가의 연평균 소득이 우리 나라 전체 가구의 연평균 소득보다 950만 원가량 적다는 통계가 이를 보여 줍니다(2023년 통계청 기준). 농사에 대한 동기 부여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농민들이 겪는 현실은 단순히 농민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농촌 공동체가 해체되고 대규모로 기업화된 농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불합리한 구조, 점점 나빠지는 토양 문제 등은 농민들의 삶을 더욱더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해외에서 생산한 먹거리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유해성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먹거리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이는 농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또 다른 큰 문제는 기후 위기입니다. ‘코페르니쿠스 기후 변화 서비스’에 따르면, 지구는 지난해 6월부터 12개월 동안 연속으로 ‘가장 더운 달’을 기록하였습니다. 더욱 심각한 사실은 기후 학자들이 말하는 임계 온도인 1.5도를 넘는 달이 무려 11개월이나 지속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후 변화를 가장 먼저 겪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 농부들입니다. 한 예로 평년보다 비가 많았던 지난 겨울에는 너무 일찍 찾아온 이상 고온이 겨울 작물에 큰 피해를 주었습니다.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들은 농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외면하거나 남의 일처럼 여겨서는 안 됩니다. 그동안 교회가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으로 이룬 성과도 있지만, 농민의 짐을 덜어 주기에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변화하는 현실에서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은 더욱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운동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하느님 창조 사업의 훌륭한 협력자인 생태 사도 농민들의 삶에 더 긴밀히 결합하고 실천하여야 합니다. 

 

농민 주일은 농민을 위한 날이자 농민들의 열정과 노력의 결과를 소비하는 도시 생활인을 위한 날이기도 합니다. 서른 번째 해를 앞둔 지금 그 참된 의미를 다시 생각하여 봅니다.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를 회복하고, 생태적 회개의 삶을 살아가며,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세상을 만들어 나갑시다. “주님은 우리의 정의”(예레 23,6), “어서 저를 도우소서”(시편 70,1)라고 외치는 농민들과 함께, 지금까지 가톨릭 교회가 이룩한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상생의 길로 나아갑시다.


2024년 7월 21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박 현 동  아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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