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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사목교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 걸어가는 희망의 공동체

 

 

친애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빕니다!

 

 2026년은 마산교구 설정 6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사랑을 키워나가고 새 복음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여 함께 걸어가는 희망의 공동체를 구현하도록 초대받은 은총의 해입니다.

 

 2025년 10월 9일 레오 14세 교황께서 발표하신 첫 사도 권고 『내가 너를 사랑하였다(Dilexi Te)』는 하느님의 시선으로 우리 현실을 보고, 그 안에서 구체적인 구원의 길을 찾는 사목적 시각을 보여줍니다. 이 권고는 우리가 어떻게 희망의 공동체를 일구어 가야 하는지 구체적 방법을 알려줍니다. 교황은 “주님을 향한 사랑은 가난한 이들을 향한 사랑과 하나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인간적 친절의 문제가 아니라, 계시의 사건입니다. 비천하고 힘없는 이들과의 만남은 역사 안에서 주님을 만나는 근본적인 방식입니다. 가난한 이들 안에서 그분은 계속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내가 너를 사랑하였다』, §5)라고 하시며 우리와 함께 걸어가는 가난한 이들이 누구인지 살펴볼 것을 당부하십니다.

 

 우리가 이러한 ‘주님을 만나는 근본적인 방식’을 견지하게 되면, 가난한 이들은 단순히 경제적 빈곤자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교회 안팎에서 참여가 제한되고, 그로 인해 존엄과 권리를 침해당한 사람들도 포함됩니다. 더 나아가 사회 구조에서 배제되거나 문화적·영적으로 소외된 이들까지 포함합니다. 바로 인공지능(AI) 시대의 어린이와 청소년, 청장년과 노인, 이주민과 생태환경이 가난한 이들에 속합니다. 따라서 이들과 함께 걸어가는 희망의 공동체, ‘가톨릭’ 교회가 되기 위한 새로운 사목적 시각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1. 어린이와 청소년 사목

 희망의 공동체는 무엇보다 먼저 AI 시대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는 “어린이를 환영하고 돌볼 줄 모르는 사회는 병든 사회이다.”라고 단언합니다(「최종 문서」 § 61). 주일학교를 위해 봉사와 책임을 맡은 분들은 선교적 잠재력을 지닌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더불어 각 학령기에 맞는 충분한 사목적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그 토대를 마련해 간다면,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생애 가장 순수한 시절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채워나가고, 저마다의 성소를 꽃피울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시성 된 밀레니엄 세대의 첫 성인 카를로 아쿠티스는 그리스도께 사로잡힌 소년이 주님을 따르고자 하는 이들에게 얼마나 커다란 빛이 되어주는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들 안에도 그와 같은 성인의 씨앗이 있습니다. 주일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본당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주님을 만나는 근본적인 방식이 무엇인지 찾고, 누구도 사목적 지원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특히 주일학교가 없는 본당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한데 모여 신앙을 배우고 그 체험을 나눌 수 있도록 지역, 지구 차원의 연합 공동체 장을 마련해 나가는 일이 시급합니다. 교구는 AI 시대에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과 윤리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힘쓸 것입니다.

 

2. ‘청장년’ 사목

 새로운 가난한 이들로 ‘청장년’ 층이 부각 되고 있습니다. 청장년 젊은이들이 직장과 가정, 사회 안에서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사목적 관심이 절실합니다. 본당 공동체 안에 청장년 젊은이들의 자리를 마련하여, 그들이 조건 없는 사랑과 격려, 인정과 성숙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그리스도는 살아계십니다』 § 216, 218 참조). 또한 자녀의 신앙 교육에 대한 책임을 느끼는 40~50대 부모 세대를 위한 전문적인 조직과 환경을 조성하여 일관성 있는 사목을 펼칠 수 있어야 합니다. 교구는 이들을 위한 맞춤형 신앙 교육 및 길잡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주일학교와 가정교회의 신앙이 연계되어 보완해 나갈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할 것입니다.

 특별히 2027년 8월에는 세계청년대회(WYD) 마산교구 대회가 열립니다.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열리는 이 대회에 약 1,000~2,000명의 청년들이 이곳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이 대회는 우리 교구 청년들이 세계 교회 청년들과 친교를 나누고 신앙을 쇄신해 나가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굳건한 토대 마련이 절실한데 그 토대는 바로 교구민 모두의 관심과 기도입니다. 홈스테이 가정 및 봉사자 모집, 대회 기금 후원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은 또 다른 ‘주님을 만나는 근본적인 방식’임을 잊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3. 노인 사목

 우리는 성경에서 노년을 향한 하느님의 자비로운 보호를 자주 만나게 됩니다. 하느님의 시선에서 노년은 축복과 은총의 시간이며, 노인들은 하느님을 향한 희망의 첫 증인입니다. “우리는 그분들이 외로움과 버림받음에서 해방을 경험하도록 돕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교황 레오 14세, 「제5차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 담화」, 2025.7.27.). 우리는 그분들에 대한 존경과 존엄을 바탕으로, 체계적이고 세심한 사목적 돌봄을 실현해야 합니다. 초고령화 시대 노년층을 세분화하여 각 연령대에 따른 맞춤 사목 지침을 마련하고, 본당 현실에 맞는 노인 사목 전담 기능을 보강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그분들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되돌아보고 새로운 영적 여정을 준비하여, 의미 있는 노후와 거룩한 죽음을 맞도록 도와야 합니다. 교구는 노인들이 교회 안에서 따뜻한 예우와 영적 돌봄을 받고, 병원 사목과 연계하여 지역 내 가난하고 병든 이들뿐 아니라 노인 신자들의 영적 돌봄이 이루어지도록 본당, 지역, 지구 차원의 연대 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4. 이주민 사목

 “이주의 경험은 하느님 백성의 역사와 언제나 함께해 왔습니다. … 예수 그리스도 자신도 우리 가운데 ‘낯선 이’로서 사셨습니다. 교회는 어머니처럼 길을 걷는 이들을 동반합니다. … 교회의 복음 선포는 가까이 다가감과 환대의 행동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우리는 거부당한 이주민 한 사람을 통해 그리스도께서 우리 공동체의 문을 두드리고 계심을 알고 있습니다”(『내가 너를 사랑하였다』, § 85-86). 이주민은 우리 사회와 교회에서 중요한 구성원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안에 이중적인 시선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들을 도와주고 지원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면서도, 언제라도 위협이 되는 존재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 역시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생명을 함께 나눈 우리의 형제자매이며, 본향을 향한 순례를 이어가는 하느님 백성입니다.

 교구는 더 나은 삶의 여건을 찾아 고향 땅을 떠난 이주민들이 안정적으로 공동체를 형성하고 정착하도록 이주 사목 역량을 강화하고, 본당 사목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일관된 지침을 마련할 것입니다. 특히 농어촌 지역 이주민이 복음을 접하고 교회의 따뜻한 환대를 느낄 수 있도록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영적 쉼터를 확대할 것입니다. 자국 사제가 교구에서 사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이주민에게 더욱 적합한 방식으로 복음 선포가 이루어지는 기반을 마련할 것입니다.

 

5. 생태환경 사목

 지난여름 쏟아진 엄청난 폭우로 나라 곳곳이 큰 몸살을 앓았고, 우리 교구도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기후변화는 이미 임계점에 도달하여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심각한 자연재해를 곳곳에서 목격하게 됩니다. 이는 인간의 끝없는 이기심으로 파괴된 자연의 애끓는 통곡이자 부르짖음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임을 보여줍니다. 교구민 전체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저마다의 일상 안에서 공동의 집인 지구를 살리는 일에 동참하도록 교구 생태환경위원회와 본당 생태환경분과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교구는 구체적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물질 중심주의와 버리는 문화에서 벗어나,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을 돌보고 가꾸도록 부르심 받은 그리스도인의 사명에 충실하고, 미래 세대가 안정된 삶을 영위해 나가는 터전을 물려줄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가난한 이들과 함께 걸어가는 희망의 공동체

 교구설정 60주년 은총의 해는 어린이에서부터 노인, 이주민과 생태환경에 이르기까지 관심과 돌봄이 필요한 가난한 이들에 대한 실천적 사랑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그리스도인은 가난한 이들을 단순히 사회 문제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그들은 우리 ‘가족’의 일부이며, ‘우리 가운데 한 사람’”(『내가 너를 사랑하였다』, § 104)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가난한 이들과 함께 걸어가는 희망의 공동체를 이룰 때, 시노달리타스는 우리 사목 전반에 뿌리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하느님의 축복과 평화가 가득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2025년 11월 23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천주교 마산교구장 이성효 리노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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