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 성하의
제25차 청소년 주일 담화문
(2010년 5월 30일)
“선하신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마르 10,17)
사랑하는 벗들이여,
올해로 25주년이 되는 청소년 주일은 전 세계의 젊은 신앙인들이 해마다 모이길 바라셨던 존경하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뜻에 따라 제정되었습니다. 이 선구적인 시도는 풍성한 결실을 맺어, 새 세대의 그리스도인들이 서로 만나 하느님의 말씀을 귀담아듣고, 교회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며, 깊은 신앙 체험을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하여 그들 가운데 많은 이가 그리스도께 온전히 자신을 헌신하겠다는 결심을 하였습니다.
이번 제25차 세계 청소년 주일은 2011년 8월 마드리드에서 개최될 다음번 세계 청년 대회를 향한 여정의 첫걸음입니다. 저는 여러분 가운데 많은 이가 그곳에서 은총 가득한 경험을 하기를 바랍니다.
그 청년 대회의 거행을 준비하며, 저는 여러분과 올해의 주제인 “선하신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마르 10,17)에 관하여 몇 가지 성찰을 해보고자 합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부자 청년을 만나시는 복음 구절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도 1985년에 이 주제로 성찰하셨고, 그 내용은 그분께서 청년들에게 처음으로 보내신 참으로 아름다운 서한에 담겨 있습니다.
1. 예수님께서 젊은이를 만나시다
마르코 복음은 이렇게 전합니다. “예수님께서 길을 떠나시는데 어떤 사람이 달려와 그분 앞에 무릎을 꿇고, ‘선하신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하느님 한 분 외에는 아무도 선하지 않다. 너는 계명들을 알고 있지 않느냐? '살인해서는 안 된다. 간음해서는 안 된다.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거짓 증언을 해서는 안 된다. 횡령해서는 안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그가 예수님께 ‘스승님, 그런 것들은 제가 어려서부터 다 지켜 왔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며 이르셨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그러나 그는 이 말씀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갔다. 그가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마르 10,17-22).
이 복음 구절은 예수님께서 젊은이들, 곧 여러분 모두에게, 또 여러분의 기대와 희망에 얼마나 지대한 관심을 갖고 계신지를 잘 보여 줍니다. 또한 그분께서 몸소 여러분을 만나고자 하시며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하신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가시던 길을 멈추시고 부자 청년의 질문에 대답하셨습니다. ‘선하신 스승님’께 말씀을 청하며, 그분께 인생의 길을 가는 법을 배우겠다는 뜨거운 열의로 가득 찬 이 젊은이에게 그리스도께서는 온 관심을 쏟으셨습니다. 저의 선임자께서는 이 복음 구절을 인용하며 여러분이 저마다 “그리스도와 자신의 대화, 곧 젊은이들에게 본질적이고도 근본적인 중요성을 지니는 그리스도와의 대화를 전개해 나갈”(요한 바오로 2세, 교황 교서「전세계의 젊은이들에게」[Dilecti Amici], 2항) 것을 권고하셨습니다.
2. 예수님께서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셨다
복음 이야기에서 마르코 성인은 “예수님께서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셨다.”(마르 10,21)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 매우 특별한 만남과 온전히 그리스도인다운 경험의 중심에 바로 주님의 시선이 있습니다. 사실 그리스도교는 단순한 도덕률이 아니며, 우리가 젊거나 늙거나, 가난하거나 부유하거나 간에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몸소 사랑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경험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당신께 등을 돌리고 있을 때에도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이 복음 장면을 언급하시며 젊은이 여러분에게 다음과 같은 말씀을 덧붙이셨습니다. “여러분이 바로 그와 같은 시선을 체험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분 그리스도께서 사랑의 시선으로 여러분을 유심히 바라보시는 그 진실을 체험하게 되기를 바랍니다!”(「전세계의 젊은이들에게」, 7항). 그것은 십자가 위에서 참으로 충만하고도 온전히 드러난 사랑으로, 바오로 성인은 놀라움에 가득 차 이렇게 썼습니다. “그분은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셨습니다”(갈라 2,20 참조).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하느님 아버지께서 언제나 당신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를 사랑하시고, 그리스도께서 늘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하신다는 깨달음은 우리 인간의 전 실존을 받쳐 주는 견고한 지주가 됩니다.”(「전세계의 젊은이들에게」, 7항)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한 깨달음은 우리가 온갖 시련, 곧 우리의 죄에 대한 인식과 고통, 좌절의 순간들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그러한 주님의 사랑에서 우리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삶의 원천과 복음화의 근거를 발견합니다. 우리가 진정 예수님을 만났다면, 아직 그분의 시선을 접해 보지 못한 이들에게 어찌 예수님에 대하여 증언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3. 인생 계획을 세우기
복음서에 나오는 부자 청년을 보면, 그가 여러분 모두와 매우 닮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 또한 재능과 힘,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는 여러분의 풍요로운 자질입니다! 젊음 그 자체만으로 여러분은 자신뿐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교회와 세상에도 커다란 자산입니다.
부자 청년은 예수님께 이렇게 여쭙니다. “제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여러분이 지금 보내고 있는 인생의 시기는 발견의 시기, 곧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마련해 주신 선물과 그에 대한 여러분의 책임을 발견하는 시기입니다. 또한 여러분의 인생 계획을 세우기 위한 중요한 선택을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여러분에게 지금은 삶의 참된 의미를 생각하고 이렇게 자문해 보는 시기입니다. “나는 내 인생에 만족하는가? 뭔가 놓친 것은 없을까?”
어쩌면 여러분도 복음서의 청년처럼 불안과 고뇌, 고통의 시기를 겪으며 진부한 삶보다는 보다 나은 삶을 갈망하며, 이렇게 자문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 수 있는가?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나는 내 인생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가?” “내가 무엇을 해야 나의 인생이 완전한 가치와 온전한 의미를 지니게 되겠습니까?”(「전세계의 젊은이들에게」, 3항)
그러한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 질문들은 여러분을 괴롭히기는커녕 오히려 여러분 마음 안에 깃든 커다란 열망들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그러한 갈망들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여러분의 응답도 피상적이어서는 안 되며, 인생과 행복에 대한 여러분의 참다운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여러분을 온전히 행복하게 해 줄 인생 계획을 찾으려면 하느님께 귀 기울이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사랑의 계획을 갖고 계십니다. 여러분은 그분을 신뢰하고 이렇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주님, 창조주이시며 아버지로서 제 인생을 위하여 마련하신 당신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아버지의 뜻은 무엇입니까? 저는 그 뜻을 이루고 싶습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응답하시리라는 것을 확신하십시오. 그리고 그분의 답변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마음보다 크시고 또 모든 것을 아시기 때문입니다”(1요한 3,20).
4. 와서 나를 따라라!
예수님께서는 부자 청년에게 단순히 그 자신의 열망과 계획을 충족하는 데 그치지 말고 그 이상을 실천하라고 초대하십니다. 그분께서는 그 청년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와서 나를 따라라!” 그리스도인의 소명은 주님의 사랑 가득한 초대에서 비롯되고, 또 사랑 가득한 응답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제자들이 아무런 속셈이나 사심 없이 하느님을 무조건 믿고, 그들의 삶을 온전히 살라고 초대하십니다. 성인들은 이러한 어려운 초대에 응하여, 겸손하고 양순하게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따릅니다. 종종 인간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논리이지만, 성인들의 완덕은 그들 자신을 중심에 두지 않고, 복음을 따라 살면서 세상의 조류를 거슬러 가는 삶을 선택한 데에 있습니다”(베네딕토 16세, 2009년 10월 11일 시성식 강론).
사랑하는 젊은이 여러분, 여러분 또한 그리스도의 많은 제자들을 본받아 당신을 따르라고 하신 그분의 초대에 기꺼이 응답함으로써 이 세상에서 열정적이고 풍요로운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사실 그리스도께서는 세례를 통하여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부르시어, 구체적인 행동으로 당신을 따르고 모든 것에 앞서 당신을 사랑하며, 형제자매들을 통하여 당신을 섬기라고 말씀하십니다. 애석하게도 부자 청년은 예수님의 초대를 받아들이지 못한 채 매우 슬퍼하며 떠나갔습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제안하셨던, 최고의 선을 찾으려면 버려야만 하는 자신의 물질적 재산을 버릴 용기가 없었습니다.
사실 복음서의 부자 청년이 겪은 슬픔은 우리가 그리스도를 따라 올바른 선택을 할 용기를 내지 못할 때 저마다의 마음속에 이는 슬픔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분께 응답하는 데에는 늦은 때란 결코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서 당신의 사랑어린 눈길을 조금도 떼지 않으시고 당신의 제자가 되라고 계속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그런데 어떤 이들에게는 좀 더 근본적인 선택을 하라고 제안하시기도 합니다. 사제의 해인 올해, 저는 청소년들이 주님께서 그들에게 더 큰 선물을, 곧 사제 직무의 길로 초대하고 계시지는 않는지 유심히 살펴보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이 주님의 그러한 특별한 사랑의 표시를 기꺼이 열정적으로 받아들여, 사제 또는 영적 지도자의 도움을 받아 꼭 필요한 식별의 여정을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젊은이 여러분, 주님께서 여러분을 수도자나 선교사, 또는 특별한 봉헌 생활자로 부르신다 하더라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분께서는 용기를 내어 당신께 응답하는 이들에게 헤아릴 수 없이 큰 기쁨을 주실 줄 아십니다!
또한, 자신에게는 혼인 성소가 주어졌다고 느끼는 이들도 믿음을 갖고 그 성소를 받아들일 것을 권고합니다. 그리하여 크고 충실한 사랑, 생명의 선물을 받아들이는 사랑을 위한 튼튼한 기초를 다지기를 바랍니다. 혼인 성소는 사회는 물론 교회에도 보물이며 은총입니다.
5. 영원한 생명을 향하여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복음서의 부자 청년이 했던 이 질문은 오늘날 많은 젊은이의 관심사와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선임자께서 지적하셨듯이, “우리는 그 실존의 지평이 세계와 현세의 진보로 꽉 들어차 있는 세대가 아닙니까?”(「전세계의 젊은이들에게」, 5항). 그러나 ‘영원한 생명’의 문제는, 우리가 친지를 잃는 아픔을 겪을 때나 실패를 경험할 때처럼, 인생에서 특별히 고통스러운 순간에 다시 제기되곤 합니다.
그런데 부자 청년이 물었던 ‘영원한 생명’이란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당신 제자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통하여 우리에게 이렇게 설명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내가 너희를 다시 보게 되면 너희 마음이 기뻐할 것이고,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요한 16,22). 이 말씀은 영원한 행복에 대한 가슴 벅찬 제안을, 곧 하느님의 사랑 속에 영원히 머물게 될 기쁨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우리가 저마다 맞게 될 궁극의 미래가 어떠할지 궁금해 하는 것은 우리 삶에 충만한 의미를 부여합니다. 그것은 우리 삶의 계획을 한시적인 지평이 아니라, 오히려 드넓고 깊은 지평을 향하도록 해 주기 때문입니다. 이 지평은 하느님께서 참으로 사랑하시는 이 세상을 우리 또한 사랑하도록, 또 믿음과 희망에서 나온 자유와 기쁨으로 세상의 발전을 위하여 우리 자신을 헌신하도록 해 줍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지상의 현실을 절대화하지 않을 것이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훨씬 큰 미래를 마련해 주고 계심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아우구스티노 성인과 더불어 우리도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천상의 집을 갈망하고 그것을 애타게 찾으며 우리가 여기 지상에서는 순례자임을 깨달읍시다”(「요한 복음 강해」[In Ioannis Evangelium Tractatus], 35,9). 1925년 2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복자 피에르 조르지오 프라사티는 영원한 생명을 향하여 똑바로 바라보며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나는 삶을 영위하고 싶지, 그저 존재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는 등산하면서 찍은 사진을 한 친구에게 보내며 “저 위를 향하여”라고 적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그리스도인의 완덕만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언급한 것입니다.
6. 계명, 참사랑으로 가는 길
예수님께서는 부자 청년에게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십계명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점을 일깨우셨습니다. 우리가 사랑 안에 살고 선악을 식별하고, 확고하고 영구적인 인생 계획을 세우려 할 때, 계명은 근본이 되는 평가 기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여러분에게도 계명들을 알고 있느냐고 묻고 계십니다. 또한 여러분이 하느님의 법에 따라 양심을 세우려 노력하고 계명들을 실천에 옮기고 있느냐고 묻고 계십니다.
물론 그러한 예수님의 질문들은, 가치와 규칙, 객관적 규정과는 무관한 자유를 주장하며 순간적인 욕망을 참지 못하도록 사람들을 부추기는 오늘날의 정서에 배치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정서가 참된 자유를 향한 길은 아닙니다. 오히려 사람들을 스스로의 노예로 만들고 있습니다. 사람들을 즉흥적인 욕망의 노예, 부와 권력, 억제할 수 없는 쾌락, 세상의 갖가지 유혹과 같은 우상의 노예로 만들어 타고난 사랑의 소명을 따르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참된 자유를 가르치시고자 우리에게 계명들을 주십니다. 그분께서는 우리와 함께 사랑과 정의와 평화의 나라를 세우고자 하십니다. 계명을 귀담아듣고 실행에 옮기는 것은 우리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자유와 참사랑의 길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계명은 행복을 제약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행복을 발견하는 방법을 가르쳐 줍니다. 부자 청년과 대화를 나누실 때, 예수님께서는 먼저 “하느님께서 선하시기에” 그분께서 주시는 율법도 그 자체로 선하다는 점을 일깨우셨습니다.
7. 우리에게는 여러분이 필요합니다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취직이 어렵고 확실한 신념과 구체적인 미래관이 없기에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에 직면해 있습니다. 때때로 여러분은 현재의 위기와 그 변화에 맞서 스스로가 무능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낙심하지 말고 여러분의 꿈을 포기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여러분의 마음속에 우정과 정의와 평화에 대한 커다란 열망을 키우십시오. 미래는 삶과 희망에 대한 확실한 이유를 찾고 추구할 줄 아는 이들의 손 안에 있습니다. 여러분이 바라기만 한다면 미래는 여러분 손 안에 있습니다. 주님께서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속에 부어 주시고, 또 그리스도를 만나면서 형성된 여러분의 재능과 선물은 세상에 참다운 희망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주님의 사랑에 대한 믿음만이 여러분을 더욱 강하고 관대하게 만들어, 삶의 여정에 따른 온갖 어려움에 침착하게 맞서며 가정과 직장에서 책임을 다할 용기를 줍니다. 여러분 개인의 발전과 학업에 진지한 관심을 기울여 여러분의 미래를 형성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능력껏 그리고 아낌없이 공동선을 위하여 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온전한 인간 발전에 관하여 최근에 발표한 회칙「진리 안의 사랑」(Caritas in Veritate)에서, 저는 이 세상의 삶에서 긴급하고 본질적인 몇 가지 큰 도전들을 열거한 바 있습니다. 곧, 지구 자원의 사용과 환경 보전, 재화의 공정한 분배, 금융 제도의 통제, 인류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 가난한 나라들과 맺는 연대, 세계 기아에 대한 대책, 인간 노동의 존엄성에 대한 더욱 큰 존중, 생명의 문화를 위한 봉사, 민족들 간의 평화 구축, 종교간 대화, 그리고 사회 커뮤니케이션 매체의 적절한 사용입니다.
더욱 정의롭고 형제애로 가득 찬 세상을 위하여 여러분은 그러한 도전들에 맞서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그 도전들에 맞서려면 어렵지만 열정적인 삶의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그러한 삶의 계획 안에서 여러분은 하느님께서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마련하신 계획에 따라 여러분의 모든 재능을 발휘하게 됩니다. 이는 영웅적이고 독특한 업적을 이룩하는 것과 관계가 없습니다. 그보다는 믿음과 사랑 안에서 계속 성장하려고 노력하면서 여러분의 고유한 재능과 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을 뜻합니다.
사제의 해인 올해 저는 여러분이 성인들의 생애, 특히 성인 사제들의 생애를 알고 배우라고 당부합니다. 이를 통하여 여러분은 바로 하느님께서 그분들을 이끄셨고 그분들이 믿음과 희망과 사랑 안에서 하루하루 자신의 길을 갔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당신과 함께 일하고 책임을 맡아 사랑의 문명을 건설하도록 초대하십니다. 그분의 말씀을 따르면 여러분의 길이 밝아질 것이고, 여러분의 삶에 기쁨과 충만한 의미를 가져다 줄 높은 목적지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교회의 어머니이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 여러분을 지켜 보시고 보호해 주시기를 빕니다. 여러분을 위하여 기도할 것을 약속드리며 큰 애정을 담아 여러분 모두에게 저의 축복을 보내 드립니다.
바티칸에서
2010년 2월 22일
교황 베네딕토 16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