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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제34회 해외 원조 주일 담화
(2026년 1월 25일)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 찬미예수님!

 

제34회 해외 원조 주일입니다. 1992년 주교회의 추계 총회의 결정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6.25 전쟁 시절 많은 도움을 외국으로부터 받았습니다. 배고픈 사람이 많았습니다.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16개국의 군사적 지원으로부터 시작해서 많은 의약품과 물품을 지원받았습니다. 유엔 창설 이후 가장 큰 혜택을 받은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 도움으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는 공산화되지 않았습니다. 경제적 성장을 이룩하여 선진국 대열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도울 차례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전쟁과 재해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2024년 극심한 빈곤을 겪고 있는 인구는 53개국으로 약 2억 9천만 명에 이릅니다. 현재는 2000년대 초에 비해 전쟁 발발 건수와 사망자가 3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분쟁과 재난으로 고향을 떠나고 있는 사람은 1억 2천만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도움을 받고도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셨고, 또 베풀고 계십니다. 그리고 하느님은 우리도 당신처럼 자비를 베풀기를 바라십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마태 12,7). 최근 교황 레오 14세는 교황 권고 「내가 너를 사랑하였다」 (Dilexi Te)를 발표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이 문헌을 통하여, 가난한 이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하시는 주님을 본받기를 바라십니다. “그분(주님)께서는 바로 우리 인간 본성의 한계와 취약함을 함께 나누시고자 몸소 가난해지셨고 우리와 같은 육신으로 태어나셨습니다. …… 이 우선성은 결코 배타성이나 다른 집단에 대한 차별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차별받고 억압받는 이들을 특별히 마음에 품으시며, 당신 교회인 우리에게 가장 힘없는 이들을 위하여 단호하고 근본적인 선택을 하라고 요구하십니다”(16항).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돕는 이웃 사랑은 첫째 계명 하느님 사랑과 구별되지만 분리될 수 없음을 역설하시며(26항 참조), 일상생활에서 재물을 나누고 가난한 이들을 돌보는 교회의 모범은 교부들의 가르침과 수도회의 헌신적 돌봄으로 계속되는 아름다운 전통이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교회인 우리가 그 모범을 지속하여, 마침내 가난한 사람들이 “내가 너를 사랑하였다”(묵시 3,9)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깨달을 수 있게 되기를 바라십니다(121항 참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십니다. 그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믿음입니다. 신앙이야말로 하느님 나라를 선물로 받을 수 있는 손입니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마태 9,22; 마르 10,52; 루카 7,50; 8,48; 17,19). 사랑입니다. 사랑은 하느님이 베풀어 주시는 하느님 나라를 받을 수 있는 또 다른 손입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아버지께 복을 받은 이들아,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된 나라를 차지하여라”(마태 25,34). 이들이 행했던 것이 사랑이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예수님은 더 나아가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자신에 관한 사랑과 동일하게 여기셨습니다.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 되었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 ……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35-40). 특별히 진복팔단을 통해서 하느님 나라에 이르는 길을 가르쳐 주십니다. 슬픔, 온유, 의로움, 자비, 깨끗한 마음, 평화, 의로움 때문에 박해받는 일 등 많은 길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가난한 마음입니다. 가난한 이와 연대하는 가난한 마음입니다.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에게 베푸는 자비로운 마음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 나라가 너희의 것이다”(마태 6,9). 하느님을 기쁘게 하는 그리스도 신앙인이 됩시다.

 

이제까지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한국카리타스는 1993년부터 2024년까지 총 1,249개 사업에 한화 775억 원을 지원하였습니다. 지난 2025년에도 10월까지 44개 사업에 33억 원을 지원하였습니다. 덕분에 한국교회는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성장하였습니다. 2026년 해외 원조 주일에는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캠페인을 지속하며 분쟁과 전쟁으로 말미암아 고통받는 가난한 이웃들에게 사랑을 베풀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끊임없는 관심과 정성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기쁨과 평화와 건강을 기도합니다.

 

시인 김용해 요한의 시 한편을 흉내 내봅니다.

 

한 사람이 베풀면 두 사람이 베풀고

 

두 사람이 베풀면 열 사람이 나누고

 

열 사람이 나누면 백 사람이, 수천수만 사람이 나눕니다.

 

수천수만 사람이 나누면, 하느님 나라가 하늘에서와 같이 이 땅에 임합니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이 땅의 우리에게

 

하느님 나라가 하늘에서와 같이 우리의 이 땅에 임할 것입니다.

 

 

2026년 1월 25일
해외 원조 주일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이사장  조 규 만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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