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 훈화》
혀 속의 칼 (한 마디 말)
하느님이 진흙을 빚어 인간을 지으실 때의 일이다. 하느님은 일을 거들고 있는 천사에게 이르셨다.
“양쪽에 날이 잘 선 칼과 독약과 사랑약을 가져오너라.”
천사가 하느님의 분부대로 그것들을 준비해 오자 하느님은 칼의 한쪽 날에는 독약을, 다른 쪽 날에는 사랑약을 바르셨다. 그러고는 그 칼을 녹여 형태를 없애버린 뒤 인간의 혀에 버무려 넣으셨다.
천사가 물었다.
“주님, 왜 하필이면 그것을 혀에 넣으십니까?”
하느님이 대답하셨다.
“이것은 사람에게 아주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것인데, 바로 이 혀에서 나가기 때문이다. 만일 독약이 묻은 칼이 나갈 때는 적어도 세 사람 이상에게 상처를 줄 것이다.”
다시 천사가 물었다.
“그 최소한의 세 사람이 누구누구입니까?”
“바로 첫째는 말의 상대방이고, 둘째는 그 말을 상대방과 전하는 사람이지. 그리고 셋째는 이들 못지않게 해를 입는 사람은 바로 말하는 자신이지. 그러나 사랑의 약이 묻은 칼이 나간다면 그것은 어떤 훌륭한 의사의 치료보다도 큰 치유를 하게 될 것이다. 고통을 줄여주고 힘을 얻게 하지. 그리고 더 많은 이로움이 자신에게 돌아오게 되는 것이지.”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더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 마음속에 품은 생각과 속셈을 드러냅니다.”(히브 4,12)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진실과 사랑이 담긴 눈빛과 한마디의 말입니다. 타인을 향한 눈빛에, 무심히 던지는 한 마디 말에, 내 혀 속의 어떤 칼날이 나가는지 심사숙고해야 할 것입니다. 독약이 묻은 칼이 나가는지, 사랑약이 묻은 칼이 나가는지 깊이 생각해야합니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 하고, 혀에서 나가는 데 30 초 밖에 걸리지 않는 한마디 말이, 타인의 가슴 속에선 30년 동안 상처로 남아있을 수 있다고 하니, 한 마디의 말이라도 무심하게 내 뱉을 수 가 없는 것입니다.-특히 남에-관한 좋지 못한 말의 경우에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합니다.